지난 남아공 vs 캐나다 프리뷰에서 저희는 캐나다 1-0을 점쳤습니다. 캐나다가 앞서되 남아공의 조직력과 벼랑 끝 집중력에 막혀 빠듯한 승부가 될 거라고 봤는데요. 결과는 정확히 예상한 그대로였습니다. 남아공이 91분을 버텼고 캐나다가 후반 추가시간에 딱 한 골로 이겼습니다. 다만 결승골의 주인공은 예상 밖이었죠.

91분을 버틴 남아공, 90분+2의 한 방
경기는 저희가 그린 대로 흘렀습니다. 남아공은 규율 잡힌 블록으로 내려앉아 캐나다의 공격을 끈질기게 막아냈습니다. 지면 끝나는 단판이라 집중력은 90분 내내 흐트러지지 않았죠. 캐나다는 점유율을 쥐고 몰아붙였지만 남아공의 밀집 수비를 좀처럼 뚫지 못했습니다. 카타르를 6-0으로 두들겼던 화력도 잘 정비된 남아공 앞에서는 막혔습니다. 경기는 거칠고 답답하게 흘렀습니다. 코너킥과 슈팅은 캐나다가 쥐었지만 골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습니다. 풀리지 않는 흐름에 살리바와 시구르가 차례로 경고를 받기도 했죠. 0-0인 채 시간이 흐를수록 분위기는 오히려 남아공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승부차기로 가면 네이션스컵 승부차기 영웅 윌리엄스가 버티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연장을 코앞에 둔 후반 추가시간 2분, 캐나다 주장 에우스타키오가 결국 잠긴 문을 열었습니다. 남아공으로서는 가장 잔인한 시점의 실점이었죠.
데이비스를 아낀 캐나다, 해결사는 주장이었다
흥미로운 건 캐나다의 카드 활용입니다. 녹아웃 단계부터 돌아온다던 데이비스를 마쉬 감독은 선발이 아닌 벤치에 뒀습니다. 부상에서 막 복귀한 그를 75분에야 투입하며 체력을 관리한 거죠. 16강부터는 더 강한 상대가 기다리는 만큼, 이날 90분을 통째로 뛰게 하긴 일렀던 셈입니다. 조너선 데이비드를 비롯한 공격진도 좀처럼 남아공을 뚫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막혀 있던 교착을 깬 건 의외의 인물, 주장 에우스타키오였습니다. 최전방 공격수가 아니라 중원의 캡틴이 가장 중요한 순간에 해결사로 나선 거죠. 화력으로 밀어붙이다 막히자 결국 에우스타키오의 한 방이 단판을 갈랐습니다.
고개 들 남아공, 16강 가는 캐나다
남아공은 졌지만 박수받을 만했습니다. 사상 첫 녹아웃 무대에서 8골을 넣은 캐나다의 공격을 91분간 묶었으니까요. 다만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2골에 그쳤던 빈약한 공격이 이날도 끝내 침묵했습니다. 한 골만 넣었다면 연장으로 끌고 갈 수 있었던 경기라 더 아쉽죠. 한국을 떨어뜨릴 만큼 단단한 수비는 진짜였지만 끝내 한 방이 없었습니다. 반대로 캐나다는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16강에 올랐습니다. 내용이 화려하진 않았어도 주장의 한 방으로 토너먼트를 이어갔죠.
선발 라인업과 교체
실제 선발 위치와 교체 시점을 함께 담았습니다. 선수 옆 ↓는 빠진 시간, 왼쪽 아래 ‘교체 IN’은 들어온 시간입니다.


저희 예상과 비교하면 남아공은 프리뷰에서 변수로 짚은 모코에나가 실제로 돌아와 중원에 선발로 섰습니다. 한국전에 빠졌던 핵심이 돌아오며 중원에 힘을 보탰죠. 캐나다는 예상과 꽤 달랐는데요. 데이비스를 처음부터 쓰리라 봤지만 실제로는 벤치에서 시작했습니다. 봄비토와 라레아, 살리바, 올루와세이가 선발로 나섰죠. 마쉬 감독이 데이비스의 복귀 부담을 줄이려 선발진을 여럿 손본 셈입니다.
자료: FIFA 공식 데이터(스코어·득점·선발·교체·이벤트 타임라인 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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