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과 벨기에가 8강에서 만납니다. 단판 녹아웃이라 지는 쪽은 그대로 짐을 쌉니다. 이기는 팀은 4강에서 프랑스와 모로코의 승자를 기다리죠. 스페인은 이번 대회 다섯 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은 팀입니다(9득점 0실점). 벨기에는 13골을 몰아친 화력과 5실점의 불안을 함께 안고 왔는데요. 경기를 틀어쥐는 축구와 활짝 열고 주고받는 축구, 색이 뚜렷하게 갈리는 두 팀의 8강입니다.
8강 현황
| 팀 | 조별리그 | 32강 | 16강 |
|---|---|---|---|
| 스페인 | H조 1위·2승 1무 (5득점 0실점) | 오스트리아 3-0 | 포르투갈 1-0 |
| 벨기에 | G조·1승 2무 (6득점 2실점) | 세네갈 3-2 (연장) | 미국 원정 4-1 |
스페인은 카보베르데와 비긴 뒤 사우디를 4-0으로 눌렀고 우루과이 원정까지 잡아 조 1위로 통과했습니다. 벨기에는 이집트·이란과 연달아 승점을 나눠 갖다 뉴질랜드전 5-1로 화력을 터뜨리며 살아 올라왔죠. 이기면 4강, 지면 탈락. 더 물러설 곳이 없는 경기입니다.
다섯 경기 무실점의 스페인, 좀처럼 잠기지 않는 벨기에의 뒷문
- 스페인: 이번 대회 슛 평균 18.6개를 때리면서 상대에게는 경기당 5.8개만 허용했습니다. 상대의 슈팅 자체를 극단적으로 틀어막는 축구인데요. 결승골이 늦게 터지는 경기가 많았습니다. 우루과이전은 42분, 포르투갈전은 후반 추가시간에야 한 골이 나왔죠. 조급해하지 않고 상대가 지칠 때까지 기다리는 힘, 그리고 85분에 들어와 결승골을 넣은 메리노처럼 벤치가 보태는 무게가 돋보입니다. 오야르사발은 혼자 4골을 넣어 팀 득점의 절반 가까이를 책임졌습니다.
- 벨기에: 슛 평균 21.4개로 스페인보다 더 많이 때리지만 상대 슛도 10.6개나 내줍니다. 스페인의 두 배에 가까운 피슛이죠. 세네갈전에서는 0-2로 끌려가다 루카쿠와 티엘레망스의 연장 반격으로 겨우 뒤집었습니다. 화끈한 공격만큼 수비 조직이 흔들린다는 경고이기도 합니다. 득점은 루카쿠 3골, 더케텔라러·트로사르·티엘레망스가 각 2골로 고르게 퍼져 있어 누구 하나만 묶는다고 막히는 팀은 아닙니다.
통제하려는 스페인, 열어젖히려는 벨기에
스페인은 다섯 경기 내내 4-1-2-3를 고수했습니다. 32강에서 16강으로 넘어오며 선발 11명을 한 명도 바꾸지 않았을 만큼 짜임새가 굳어 있죠. 로드리가 뒤를 받치고 바에나와 페드리가 중원을 돌리며 야말과 오야르사발, 다니 올모가 앞선을 흔드는 구조입니다. 볼을 오래 지니고 상대를 끌어낸 뒤 빈틈을 파고드는 전형적인 장악형 축구죠.
벨기에는 4-2-3-1로 맞설 전망입니다. 오나나와 라스킨이 중원을 받치고 더케텔라러가 최전방에 서죠. 다만 로테이션이 유동적입니다. 32강에서 16강으로 오며 선발 네 명을 바꿨고 핵심 더브라위너는 16강에서 아예 벤치에 앉았습니다. 승부처는 스페인이 벨기에에 개방전을 허용하느냐입니다. 벨기에는 서로 골문을 열어두고 주고받는 난타전에서 무서운 팀인데 스페인은 애초에 그런 경기를 내주지 않으려는 팀이거든요. 스페인이 볼을 쥐고 템포를 늦추면 벨기에의 장기인 역습 기회 자체가 줄어듭니다.
이 경기를 가를 얼굴들
- 오야르사발(스페인): 이번 대회 4골로 스페인 공격의 해결사입니다. 우루과이전 선제골, 포르투갈전 결승골까지 큰 경기에서 마무리를 책임졌습니다.
- 야말(스페인): 오른쪽에서 수적 우위를 만드는 돌파의 열쇠. 벨기에 왼쪽 뒷공간을 계속 겨냥할 선수입니다.
- 쿠르투아(벨기에): 경기가 0-0으로 길어질수록 존재감이 커지는 수문장. 승부차기까지 가면 벨기에가 기댈 최후의 보루죠.
- 루카쿠(벨기에): 이번 대회 3골을 모두 교체 투입 뒤 넣은 조커입니다. 후반에 들어와 경기를 열어젖히는 한 방을 노립니다.
예상 라인업
스페인은 다섯 경기 그대로의 4-1-2-3, 벨기에는 더케텔라러를 최전방에 세운 4-2-3-1로 맞설 전망입니다.


예측
스페인 2-0. 다섯 경기 무실점은 운이 아니라 검증된 수비 클래스입니다. 상대 슛을 경기당 6개 아래로 묶는 팀을 상대로, 벨기에가 특기인 난타전을 펼치기는 쉽지 않죠. 세네갈전 0-2 위기에서 드러났듯 벨기에의 수비 조직에는 여전히 균열이 보이고, 스페인은 그 틈을 끝까지 참고 기다렸다 찌르는 데 능한 팀입니다. 오야르사발이 큰 경기마다 그래왔던 것처럼 한 골을 만들고, 스페인이 볼을 쥐어 벨기에의 역습 통로를 막으면 두 번째 골까지 이어질 공산이 큽니다. 물론 변수는 있습니다. 조커 루카쿠가 후반에 들어와 경기를 열어젖히는 순간 스페인의 대회 첫 실점이 나올 수 있고, 0-0이 길어져 승부차기로 가면 쿠르투아의 손끝이 판을 뒤집을 수도 있죠. 그래도 90분을 통째로 놓고 보면 저울추는 스페인 쪽으로 분명히 기웁니다. 현지 7월 10일 밤(한국 7월 11일 토요일 오전 4시) 로스앤젤레스에서 확인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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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출처
- FIFA 공식 데이터(일정·조 순위·경기 결과·선수단·경기장). 예상 라인업은 각 팀의 조별리그·토너먼트 실제 선발을 근거로 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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